이화여대 사태와 한동대



                                  

이화여대는 무르고 약했다. 외부 권력은 이대를 유린했다. 최순실은 호가호위하며 딸을 위해 학교행정에 관여했다. 문제가 커지자 최경희 총장은 사임했다. 사임 발표문에는 특혜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왕 떠나는 거 명쾌한 해명을 기대했으나 최순실 게이트에일고의 가치도 없다던 정부 입장을 그대로 따랐다.

 

 사람은 갔지만 질문은 남았다. 의혹은 드러나고 있고, 중심에 최경희 총장이 있다. 최 총장 측근인 의류산업학과 이인성 교수는 작품도 없이 졸업 패션쇼에 참가한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학점을 쥐어줬다. 김경숙 신산업융합대학 학장도 최 총장과 가까운 사이였다. 김 학장은 갑자기 수시전형과 학사규정을 손봤다. 덕분에 정유라는 입학과 학적관리에 득을 본다. 아직은 두고 봐야겠지만, 최경희 총장이 뚜렷한 해명 없이없으니까 없다는 식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짐작이 간다. 말을 꺼낼수록 불리한 처지였다.

 

총장은 권력을 가득 쥐고 있었다. 최순실 개입이 공개되기 전에도 이미 전조는 있었다. 최경희 총장은 정유라와 관련한 부정이 드러나기 두 달여 전,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밀어붙였다. 학생 의사는 상관없었다. 일방 통보에 항의하는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했다. 학교 대응은 황당했다. 귀찮은 대화는 접고 쉬운 길을 택했다. 경찰 투입. 경찰 1600명이 교정으로 밀려들었다. 군부 정권에서나 보던 살풍경이 재현됐다. 여론이 악화되자 설립 계획을 철회했지만 퇴진 요구는 무시했다. 장기전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아는 듯 보였다. 총장의 완력은 대단했다.

 

문득 검찰이 떠오른다. 검찰은 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의 조직체계에 따라 작동한다. 검사동일체 원칙이다. 각급 검사는 자율이 거의 없다. 검찰총장 지시가 법이다. 검찰총장만 길들이면 검찰 전체가 통제 가능하다. 검찰이 청와대에 끌려가는 원인이다. 이화여대도 총장이 뭐든 하고자 작정하면 십중팔구 그 뜻을 이룰 수 있었다. 교수는 재임용과 정년 걱정에 반대를 꺼렸고, 학생은 결정 과정에서 당연히 배제됐다. 이쯤 되면 대학총장을 꼭지로 한 대학동일체다. 단순한 조직인 동일체는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 이화여대는 애초부터 최순실 외압을 견딜만한 구조가 아니었다.

 

 다행히 학생들과 교수협의회의 공동대응으로 이화여대 총장은 사퇴했다. 이후 이대 교수협의회는 총장 선출 제도와 대학 재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더 이상 이 같은 총장이 나와서는 안 되며, 제왕적 총장이 가능한 지금의 지배구조도 타파해야 한다는 뜻일 거다. 그런데 한동대는? 지배구조 개선은커녕 총장을 뽑는 절차마저 이사회의 독단으로 민주성을 잃었다. 총장인선 TFT의 그간의 노력은 허사가 됐다. 아직도 학생은 총장선출 과정의 들러리다. 자못 궁금해진다. 최순실이 한동대를 노렸다면, 과연 한동대학교는 무사했을까.


 

이한종 편집국장 onebell@newd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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