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합니다.


 
늦은 첫인사와 동시에 끝인사 드립니다. 뉴담은 올 하반기를 끝으로 언론사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재정난과 인력난이 그 이유입니다. 그간 뉴담은 10명 내외의 인원이 함께했습니다. 언론사를 운영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었지만 구성원 개개인이 2인분 이상의 역할을 해내며 기사 취재와 작성, 일러스트와 지면 편집, 교열과 사진 촬영 등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임금이나 취재 지원은커녕 매주 회의를 위한 장소 대여금마저 사비로 각출해야 했습니다. 오로지 구성원들의 의지와 뜻으로 뉴담이 유지되어 온 셈입니다.
 
 올해가 지나면 그나마 있던 인원도 각자의 사정으로 몇 남지 않게 됩니다. 후원과 지원사업으로 연명하던 재정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희는 이후의 뉴담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과 돈 없이 조직을 운영할 수 있을까, 내부의 충분한 숙고 없이 바른 정보를 알릴 수 있을까, 지금 인원으로도 버거운 일을 남은 사람들이 할 수 있을까 등… 뿐만 아니라, 언론이란 이름에 요구되는 수많은 잣대와 조직운영을 위한 부수적 업무가 구성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고민 끝에, 언론 조직으로서 뉴담은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동안 뉴담은 ‘언론과 언론 아닌 것, 기자와 기자 아닌 것, 기사와 기사 아닌 것’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사실을 기반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알리는 게 언론이라는데, 사실은 무엇이며 객관은 무엇인지 쉬이 답 내릴 수 없었습니다. 혐오를 혐오라 말하고 차별을 차별이라 말해도 편향적이라는 비판과 학교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이어가던 중 무엇이 사실인지, 무엇이 객관인지를 정하는 기준 그 자체가 가장 정치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여성, 성 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로 이미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사실’과 ‘객관’은 이미 편향적인 단어였습니다.
 
 기독교 중심적 사고에 싸여 신앙이란 이름으로 혐오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이곳에선 기울어진 정도가 더욱 심각했습니다. “동성애를 치유하자”고 말하는 학교 교목실, 퀴어신학 강연을 열지 못하도록 주최 측을 압박하는 학교 당국, 수업시간에 “아빠가 때리는 걸 자기 혼자 다 맞아서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아이들을 살리는 게 엄마”라고 말하는 교수, 교내정보사이트에 반동성애 전단 유포 알바 모집공고를 올리는 교수와 그래도 문제가 되지 않는 학교 분위기, ‘반동성애 특강’을 여는 학생 단체, 특강에 참석하면 추가점수를 준다는 교과목, 성 소수자 인권을 외치는 대자보를 찢고도 처벌받지 않는 학생, 오히려 대자보를 쓴 학생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압박… 지난 1년만 돌이켜봐도 이처럼 수많은 혐오와 불의, 차별이 존재했습니다.
 
 이곳에서 뉴담은 지워지는 존재들과 함께 가는, 그래서 오히려 ‘편향적’인 언론이 되고자 했습니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기고 사용해왔던 관념들을 거부하고 혐오와 차별에 맞서고자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을 닫는 결정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혐오와 불의, 폭력 속에서도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사람들, 제보와 응원을 통해 뉴담과 함께 하는 사람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워지는 존재들과 계속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언론사 활동을 중단하면서도 뉴담이란 이름으로, 이후의 뉴담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역량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들을 고민했습니다.
 
 언론사로서 뉴담은 끝이지만, 다른 형태와 모습으로 뉴담은 계속 존재하겠습니다. 언론이란 이름, 기자라는 직함은 쓰지 않겠지만 계속해서 불의와 혐오에 대항하는 단체로 남겠습니다. 한동대를 중심으로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를 모으고 담겠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형태와 모습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모으고(아카이빙), 쓰고, 찍고, 외치는, 지속가능한 단체가 되겠습니다. 특히, 신앙이란 이름으로 혐오와 폭력이 횡행하는 이곳에서 끈질기게 살아남겠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주기적 발행과 매주 진행하는 회의, 조직 운영이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언론이란 이름에 요구되는 수많은 잣대를 제쳐놓고, 유연한 공동체의 모습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지금까지 독립언론 뉴담을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석지민 편집국장 gmin@newd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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