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업무추진비, 누구와 썼을까?

 

최초입력 2017-06-01 20:28

최종수정 2017-06-01 20:28


 

한동대 장순흥 총장은 14년 2월 취임 이후부터 16년도까지 약 4천 8백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장 총장이 업무추진비를 어떤 목적으로 누구와 사용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남아있는 기록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업무추진비 사용 및 기록 방법을 정해놓은 지침은 없다. 교육부는 국립대에 한해 총장 업무추진비 지침을 내렸다.

 

한동대는 총장 업무추진비 사용 및 기록에 관한 규정이 없다.

 

 

‘외부’에 ‘식비’로 사용된 업무추진비

 

업무추진비란 단체의 장이 기관을 운영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등의 ‘공적’ 업무를 처리하는 데 쓰이는 비용을 말한다. 외부 손님을 위한 식사 대접부터 회의에 필요한 다과 구매까지, 그것이 공적 업무라면 업무추진비는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장 총장도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장 총장은 △14년도 약 1천 890만 원 △15년도 약 1천 830만 원 △16년도 약 1천 80만 원의 업무추진비(총합 약 4천 800만 원)를 사용했다.

 

 총장은 업무추진비 대부분을 ‘외부’에 ‘식비’로 지출했다. 한동대 비서실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집행현황>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장 총장은 외부인사 접대비로 약 4천 400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체 업무추진비의 약 91.2%에 해당한다. 나머지 8.8%(약 400만 원)는 내부에 사용했다. 교내 간부직원이나 교내 학생 및 동문 식사비로 약 400만 원을 지출했다.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장 총장은 전체 업무추진비의 약 92.2%에 해당하는 4천 430만 원을 식비(다과 포함)로 지출했다. 나머지 7.8%(약 370만 원)는 교통비와 외부인사 선물 구매 등에 사용됐다.

 

 

명확하지 않은 목적과 대상

 

문제는 장 총장이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어떤 목적으로 누구와 언제 사용됐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업무추진비 집행현황>에는 업무추진비 사용의 목적과 대상이 명확히 쓰여 있지 않다. 일례로, 장 총장은 14년에 언론계 인사 식사 대접 및 포스텍(POSTECH) 행사찬조에 225만 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함께 식사한 이들의 소속과 명 수가 적혀있지 않으며, 어떤 목적으로 몇 회의 식사를 했는지도 명시돼 있지 않다. 15년도에는 ‘포항언론인클럽’에 4건의 식사 대접으로 124만 원의 업무추진비가 사용됐지만, 이 역시 목적이나 명 수는 적혀 있지 않다.

 

 총장이 업무추진비로 구매한 선물도 누구에게 갔는지 알 수 없다. 장 총장은 업무추진비로 △14년도 60만 원 △15년도 57만 원 △16년도 140만 원 가량의 선물을 구매했다. 선물 품목으로는 △커피 원두 △텀블러 △화장품 △차(tea) △건어물 등이 있다. 그러나 선물들이 향한 곳은 명시돼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부인사’라고 추측될 뿐, 누구에게 줬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대상이 적혀있는 경우에도 “UN관계자”, “한동대 후원자” 등 포괄적으로 명시돼 있다.

 

 한편, 회비를 업무추진비로 납부한 사례도 있었다. 장 총장은 14년에 ‘국가조찬기도회비’ 납부 대금으로 업무추진비 5만 원을 사용했다. 이 경우 역시 업무추진비로 회비를 낸 이유나 목적은 명시돼 있지 않다.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 관계자는 허술하게 공개된 총장 업무추진비는 공개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업무추진비를 공개했을 때는 대학 업무와 관련되지 않은 비용에 썼는지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판별할 수 없다고 한다면 공개의 가치가 없는 거다.”

 

 

사립대학에 없는 업무추진비 지침

 

전국 사립대학은 일정 기준 없이 업무추진비를 사용 및 기록할 수 있다. 교육부가 전국 국립대학에 한해 총장 업무추진비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지시로 올해부터 전국 국립대학은 총장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목적과 상대방의 소속, 성명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사립대학은 해당 지침에서 제외됐다. 이에 한동대도 총장 업무추진비의 사용과 기록에 관한 지침이 없는 것이다.

 

 대교연 관계자는 사립대학 총장 업무추진비 규정을 지정하지 않는 교육부를 비판했다. “사립대학도 국립대학과 마찬가지로 공교육을 이행하는 고등교육 기관이다. 이에 (사립대학) 총장 업무추진비도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잘 안 된다. 사립대학이 반대하니, 교육부가 할 생각을 안 한다. 그렇기에 어떤 내용으로 (업무추진비를) 공개해야 하는지 기본적 틀도 없는 거다.”

 

 교육부는 사립대에 총장 업무추진비 지침을 내리지 않는 이유를 유선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저희도 확인을 해봐야 한다. 유선으로 직접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검토 후 답변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박천수 기자 parkcs@newdam.com

박다운 사진기자 wooniya@newd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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