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정상화를 요구한다”

최초입력 2017-04-23 11:10

최종수정 2017-04-23 19:25




4월 15일. 중간고사 준비로 많은 대학생이 도서관을 들락거릴 시기. 한동대 교내정보사이트 히즈넷(HISNet)에 공지 하나가 올라왔다. <한동대 도서관의 정상화를 요구한다>. 이어 같은 내용의 대자보가 한동대에 나부꼈다. 글 속 화자는 한동대 도서관 공간 배정에 학생의 참여가 배제됐음을 개탄하고 있었다. 취업정보센터(이하 취업센터)가 진행한 설문이 학생의 동의 없이 진행된 일방적인 조사란 것이다. 이어 ▲학습공간 회복 ▲도서관 공간 결정 학생 참여 보장 ▲한동대 정식 도서관 건립 등을 요구했다.


해당 글 작성자는 한동대 도서관자치위원회(이하 도자위). 도자위는 한동대 도서관 공간의 정상화를 목표로 15-2학기에 공식 출범했다. 출범한 지 만 2년이 다 돼 가는 지금, ‘나아진 게 하나 없다’고 도자위는 토로한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1일, 도자위 김효선(14 국제어문, 이하 김) 위원장과 권수정(13 언론정보, 이하 권) 위원을 만났다.



 

지난 21일 오전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도자위 김 위원장, 권 위원(왼쪽부터).




설문만 돌려진 학생들



Q 어떤 이유로 취업센터 이동 설문이 시작됐는가?


김: 한동대가 링크(LINC) 사업이 채택이 안 되면서 샬롬관(구 기숙사 건물)의 공간이 비게 됐다. 그래서 기획처가 학생경력개발팀한테 취업센터를 샬롬관으로 옮길 수 있는지 먼저 물어봤다고 한다. 이에 취업센터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후 기획처는 총학생회 집행부에 학생들의 의견이 어떤지 물어봐 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갖고 다시 한번 취업센터에 제안할 수 있으니까. 총학생회는 도자위에 기획처의 제안을 말하고, ‘한번 같이해보지 않겠냐. 취업센터를 옮길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라고 해서 설문을 준비하게 됐다.


권: 기획처가 도자위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응하려 했던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번 학기 도자위가 먼저 공간 문제를 제기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총학생회를 통해 기획처의 제안이 와서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그래도 공청회나 설문조사조차 없이 취업센터가 들어왔던 지난 행정 처리를 생각하면,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자세를 취해준 것 같다.


Q 그럼 취업센터는 왜 총학생회 설문과 별개로 설문한 건가?


권: 총학이 기획처의 제안을 도자위에 전하고 설문에 대한 회의를 시작한 건 3월 말에서 4월 초다. 그런데 취업센터는 갑자기 4월 3일 설문을 시작했다. 어처구니없었다. 나는 취업센터가 설문 배경을 모르는 학생들의 의견을 이용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고 생각한다. 배경을 모르는 상황에서 도서관 안에 있는 취업센터를 갑자기 옮긴다고 하면, 그냥 가라고 할만한 학생들은 별로 없다. 


김: 취업센터에서 총학생회와 도자위에 말도 없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설문했다. 취업센터가 한 설문은 잘못됐다. 설문에 대한 충분한 정보제공 없이 단순히 도서관 2층에 있던 취업센터를 3층으로 옮길 것이냐, 아니면 샬롬으로 옮길 것이냐고 묻고 있었다. 학생에게 주어진 건 이 두 가지의 선택뿐이다. 먼저 공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학생과 학교가 충분한 이야기를 하고 그다음에 선택지를 만들었어야 한다는 게 도자위의 입장이다.


Q 도서관 공간에 대해 학생의 주체성은 결여됐다는 건가?


김: 학생은 학교의 공간에서 공부하고, 살기도 한다. 이에 학생이 학교의 공간 결정 과정에서도 우리가 공부하는 이 공간에 대해서 주체가 되어야 하는 게 맞다. 도서관이 공간을 이야기하는 그 과정에 학생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권: 14년도 취업센터가 도서관 2층에 들어온 경위도 자세히 모른다. 절차가 없었으니까. 13년도부터 학교를 다녔는데 취업센터가 들어온다는 학생 대상 설문조사, 공청회 못 봤다. 열람실 97석을 없애면서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은 것도 아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사석화하지 말라고 서로 싸우게 됐다. 그때부터 학생들의 주체성은 결여됐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학생의 도서관 공간 주체성을 물어본다면, ‘취업센터가 옮기게 됐을 때 그 공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의 결정 과정이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열람실, 모임공간 혹은 휴게실로 만들 수 있다. 그 선택지를 학교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결정할 수 있는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취업센터가 학생과 협의 없이 진행한 설문. 해당 설문은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이었다. (도자위 제공)



“도서관은 공부하는 곳”



Q 도자위가 16-1학기에 장순흥 총장을 만났다던데?


권: 도자위가 장순흥 총장을 만난 건 사실이다. 그때 당시 위원장이었던 김운영(10 법)이 갔었다. 전해 들은 바로는, 유의미한 대화가 오가진 않았다고 한다. 도서관의 문제를 말했는데, (총장님께서) 공감하시진 않았던 것 같다.


김: 아예 (도서관) 공간 현실 인식 자체가 달랐다고 한다. 도서관이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래서 대화가 통할 수 없었다고 전해 들었다.


Q 총장을 만난 후 도자위 일에 진척된 게 있나?


권: 없다. 현 도서관이 임시 도서관이라는 걸 학교 리더십이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다. ‘정식 도서관 하나 지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염두에도 없을 것 같다. 생활관 리모델링 하고, 새로운 건물 짓는 와중에 ‘도서관이라도 지으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누군가는 하고 있을까. 나는 의문이다. 총장님께서 (도서관 정상화가 필요한 것을) 알면서 안 한다기보단 모르실 거로 생각한다.


Q 도서관 공간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권: 도서관에서 하는 게 많다. 학부 공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공부, 모임 활동 등 매우 다양하다. 도서관이 갖는 의미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그래도 도서관이 공부하는 공간이라는 것만큼은 다 동의할 것 같다. 즉, 단순히 취업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라는 거다. 취업은 하나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취업센터가 도서관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게 문제라고 본다. 취업이 최종 목표나 궁극적인 목표라는 느낌을 취업센터가 있음으로써 지워버릴 수 없게 된다.

도자위는 도서관에 대한 방향성이 있다. 이에 고민했다. 학생이 다른 선택을 하면 어떡할지. 도자위의 방향성을 계속 갈 것인가,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 만약 둘이 충돌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계속 고민할 것 같다.




박천수 기자 parkcs@newdam.com

박다운 사진기자 wooniya@newd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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