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흥 총장에게 탄핵이란?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는 걸 보면서 한동대 장순흥 총장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박 대통령의 실정을 볼 때마다 항상 장 총장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했다. 그 둘은 꽤나 가까운 사이기 때문이다. 연은 아버지 때부터 이어진다. 장 총장의 아버지인 장우주 장군은 미국통()으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큰 신임을 얻었다.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과 베트남 파병을 논의할 때도 박정희 대통령이 데리고 갔다고 한다.

 

 인연은 후대에도 계속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장 총장은 4년 전 당선인과 인수위원 신분으로 만났다. 장 총장은 당시 박 당선인의 인수위에서 교육과학분과위원으로 미래창조과학부를 탄생시켰다. 그해 4월에는 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아껴마지않던 창조경제를 설명하느라 애쓰기도 하셨다. 이 정도면 보통 인연은 아니니 장 총장이 탄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지 않을 턱이 없다. 모르긴 몰라도 탄핵을 보는 감회가 남들과는 달랐지 않았을까.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을 테지만 탄핵을 지켜보면서 장 총장이 반드시 생각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장 총장 본인과 이사회가 박 전 대통령이 저지른 실정을 따라하고 있지는 않은가하는 생각 말이다. 장 총장의 연임과정이 박 대통령 국정운영만큼이나 불통으로 가득차서 하는 소리다. 처음 선임될 때부터 우격다짐이었다. 인선과정에 학내 구성원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도덕성 논란까지 일던 터라 저항은 더 커졌다. 당대 총학은 반대시위에 나섰고, 교수협의회는 반대성명을 냈다. 그러나 이사회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임명을 강행했다. 절차 자체가 문제였는데 말이다. 명백한 밀어붙이기였다.

 

 불통의 역사를 바로잡을 두 번째 기회가 오고 있었다. 장 총장의 중임여부를 결정할 시기가 온 거다. 이사회의 일방통행을 저지하고자 결성한 총장인선절차 제정을 위한 TFT’는 학내 구성원의 참여를 높인 개방형 인선절차를 제시한다. 이사회는 TFT가 제시한 개정안 일부를 수용했으나 충분히 민주화한 인선절차를 만드는 데 실패한다. 개정은 그렇게 끝이 났다. TFT는 피드백할 기회마저 없었다.

 

 개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지만 이사회와 총장은 전략적으로 소통을 거부한다. 학기가 다 가도록 아무런 설명이 없다가 16주차에 급작스럽게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사회와 총장은 구성원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점을 선택했다. 논의는 타오르지도 못한 채 기말고사와 함께 묻혔다. 일수불퇴. 일단 수를 두면 무르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방학이 되자 개정안에 근거해 이사회는 장 총장의 연임을 확정해 공지했다. 박 전 대통령이 사드를 들여오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았다.

 

 이사회와 총장의 전략은 꽤 성공하는 듯하다. 별다른 저항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기습 전략에 당한 새 총학은 학교 당국과의 관계를 고심하는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이고, 인선절차 개정을 위해 모였던 TFT는 맥이 풀리는 상황에서 다시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 논의하는 단계다. 교수협의회는 꾸준히 개정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확정된 사안인 걸 감안할 때 온건한 수준의 제의는 소용없을 공산이 크다.

 

 이사회와 총장은 부드러운 연임 성공으로 안도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소통 없이 밀실에서 급하게 이뤄진 합의는 항상 음모와 불신을 낳았다. 밀실은 편하지만 뒤탈이 크다. 이사회와 장 총장은 당장 학생과 교수를 비롯한 다른 학내 구성원의 의견은 어떻게 반영했는지, 연임이 승인된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반드시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 장 총장이 4년 전 함께 했던 박 전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걷기 싫다면 말이다.

 

 

 

이한종 편집국장 onebell@newd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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